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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몽골여행

[몽골여행] 역시 여름엔 몽골이지! #4

[몽골여행] 역시 여름엔 몽골이지! #4


15.08.07 ~ 15.08.13


아르항가이[쳉헤르온천, 페어필드(fair field), 차강노르] / 홉스굴[무릉 / 하트갈 / 장하이]



15.08.11~13 홉스굴(하트갈/장하이)

무릉에서 하트갈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하트갈입구에 가면 홉스굴 표를 사야하는데 한사람당 3만투그릭씩 내라고 했다.
진짜 테를지도 그렇고, 홉스굴도 그렇고, 셀렝게도 그렇고 외국인이면 일단 가격을 쎄게 부른다. 
하지만! 나는 현재! 지금! 몽골에 살고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외국인등록증을 보여줘서 3000원에 들어갔다.
이게 또 웃긴게, 기사아저씨를 잘 만나면 돈 안내고 들어간다. 물론 여행사 통해서 안가봤으니 여행사를 통하면 어찌될진 모르겠다.

하트갈에서 안으로 들어가다보면 홉스굴 초입부와 함께 게르캠프가 나온다. 일단 우리 먼저 보트를 타고 호숫가와 섬한군데를 들렸다가 게르캠프에서 자가스태 호쇼르(몽골식 생선 튀김만두..!?)먹기로 했다.

(우리가 방문했던 게르캠프사진, 이거 무슨 팜플랫처럼 나왔는데 직접 찍은 사진이다 ㅜㅜ. 그리고 우리가 탔던 모터보트)

모터보트를 타고 섬을 가는데 우리 일행의 막내라인과 어르신(이라고 불리우는 언니) 정말 리액션이 장난이 아니였다. 
모터보트가 물위를 나는듯 붕붕 뜰때마다 방청객으로 빙의하셨다.
덕분에 신난 아저씨가 엄청 서비스해주고, 나중에 내리기전에도 한번더 서비스해줬다. 엄청 친절해...ㅋㅋㅋ

일단 모터보트를 타고 데려다주는 섬. 올라가는데 10분내외로 다 보고 올 수 있을정도다. 












(선착장 정말 귀요미다. 모터보트 3대정도면 꽉차는데, 저 앞에 잡상인2명이 돗자리를 펼쳐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선착장에서 찍은 사진. 물이 정말 맑다!!)


(파노라마컷, 진짜 바다같다. 호수라는게 믿겨지지않게 크다.)




















(몽골, 중요관광지에 꼭 계시는 돌무더기 + 저 요상한 기둥. 저 앞에 돈, 초콜릿, 사탕, 과자등을 놔두고 가는데.. 음식물이 썩어서 주변에 악취가 진동해서,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다.)


몽골사람들은 홉스굴 호수를 바다라고 하는데, 정말 올라가보면 바다같다. 잔잔한 파도도 치고, 수평선도 보이고 그러니까.

섬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게르캠프로 돌아왔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캠프주변에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산책도 했다.


하트갈에서 나와서 장하이에 가는 길에 카자흐족을 만났다. 기념품과 순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놨다. 순록이랑 사진찍으려면 2000투그릭인데, 뭐 동물과 기념사진 찍는것은 어딜가나 가격이 비슷한것같다. 예전에 독수리랑 낙타 사진찍을때도 2000~3000투그릭을 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카자흐족이 키우던 순록. 나는 조금 무서웠다. 근데 털이 진짜 부드러웠다.)



하트갈에서 보트타고 점심을 먹은 후에 장하이로 들어갔다. 장하이 가는데 40분 정도 걸린듯.
정말 몽골 여행은 차타고 이동하는게 반인듯..

캠프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열심히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럴수가..!! 예약이 겹쳤다.
우리가 미셸캠프를 예약했다가 예약이 파기되고 다른 곳으로 예약을 잡았는데.. 
거기서 착오가 생겼다. 다른 한국인 7명이 먼저 예약했는데, 우리도 7명이라서 같은 일행인줄 알고 오케이를 한 상황이였다.
결국..ㅋㅋ 다른 캠프로 옮겼다. 그래도 캠프관리자가 미안하다면서 짐을 다 차로 옮겨다줬다.
근데!! 옮긴 캠프가 더 좋아!! 게르에서 냄새도 안나!! 위치도 완전 좋아!! 










(나랑 언니는 가까우니 운동하자며 걸어갔는데, 차를 탄 일행들이 불쌍하게 보인다며 깔깔대며 차를 타고 사라졌다. 설정샷 저렇게 찍고 우리도 깔깔거리며 옆캠프에 걸어갔음. 걸어서 3분거리밖에 안되는데..)

(이 사진은..그냥 맘에들어서!?)











(캠프 앞 호수 풍경. 하얀자갈이랑, 자작나무랑, 호수랑 진짜 너무 잘어울렸다.)














(홉스굴 호수에 발담그고 놀고싶었으나, 물이 너무 차가웠다. 하긴 7~8월을 빼고는 늘 얼어있는 호수라 당연히 차가울만도..)


짐을 대충 풀고 저녁식사준비를 마무리한 후 호숫가로 놀러갔다.
호수 진짜진짜 이뻤다. 물을 정말 좋아라하는 나는 홉스굴 호수에 매우 반했다. 
사진도 찍고, 주변도 걸어다니는데 사실 좀 추웠다. 
그래서 나중에 겨울옷 꺼내입었다. 몽골여행을 할 때 꼭 챙겨야 하는 것. 바로 겨울아우터다. 낮에 미칠듯한 직사광선으로 내려쬐다가도 밤이되면 엄청 추워져서 겨울옷은 필수다. 

첫날 저녁은 여행가기전부터 준비했던 닭갈비.
몽골사람들이랑 외국인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이게 무슨 메뉴냐고 자꾸 물어봤다.
정말이지 몽골은 땅이 척박해서인지 겨울에 감자, 마늘, 양파, 당근, 양배추 이게 끝이다. 그나마 교통편이 좋고, 러시아랑 근접한 다르항의 경우는 가끔 가지나 무, 애호박, 알배추가 들어오긴 하는데 그마저도 시들시들해서 손이 가질 않는다.
물론 울란은 수도라 구하려면 왠만한 식재료를 다 구할 수 있다. 예를들면 아보카도라던가 망고라던가..엄청 비쌀뿐..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음날 아침에 먹을 호쇼르랑 허르헉을 예약했다.
허르헉은 몽골 전통음식중에 하나인데, 대부분 양을 이용해서 요리한다. 양을 바로 잡아서 큰 솥에 돌과 야채, 양고기를 넣고 푹 끓인 요리이다. 하지만 내가 양고기를 못먹을 뿐더러, 양고기는 일단 냄새가 심해서 염소고기로 예약을 했다. 

다음날, 말을 타러 갔다. 몽골에서 말을 타는 것은 한국에서 승마와 상당히 차이가 심하다.
한국에서 승마는 비싸고, 트랙이 정해져있고, 안전한 느낌이지만 몽골에서 승마는 싸고, 초원을 내달리며, 가끔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 든다.
하지만 진짜 초원을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물론 가이드도 잘 만나야하고.
다들 몽골에서 몇번 말을 타봐서 안정적으로 갔다. 나는 몸이 좀 안좋아서 1시간으로 예약했고, 나머지 일행은 2시간을 타기로 했다.
근데 진짜 뭐랄까 다큐멘터리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였다. 오른쪽에는 홉스굴 호수가 있고, 왼쪽은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중간중간 작은 물 웅덩이에선 소와 야크가 물을 마시거나 풀을 뜯고 있다. 말들은 아랑곳하지않고 그 사이를 거침없이 걸어다니고. 심지어 말이 지나다니던 길은 자갈밭이라 잘그락거리는 그 소리도 너무 좋았다.

호숫가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면 조심해야한다. 길게 뻗은 나뭇가지에 머리를 얻어맞거나 옷이 걸릴 수도 있으니까.
중간중간 도끼로 찍어낸 듯한 나무 밑둥을 바라보면서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약간 꿈을 꾸는 듯 했다.
숲을 나와서 나랑 막내랑 우리 어르신은 게르캠프로 돌아왔고 나머지는 좀 더 말을 타기로 했다. 그때 살짝 비가왔는데, 다들 엄청 즐거워하면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자유시간이라 돗자리랑 덮개랑 책이랑 이어폰을 챙기고 호숫가로 갔다. 
[사막여우가 어린왕자에게]라는 어른용 동화책을 읽었다. 그리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책을 읽으려는데 일행들이 돌아와서 그냥 접고 같이 놀았다.









(의외로 8월이여도, 호숫가는 춥다. 담요나 두꺼운 점퍼는 필수다. 저때 입은 옷도 안에는 기모로 되어있는 아우터다.)

한참 일행들이랑 놀고 있는데 허르헉을 먹으러 오라고해서 갔다.
허르헉을 만들때 내장을 빼고 만든다. 뺀 내장은 몽골사람들이 삶아서 먹는데, 우리는 그 내장을 달라고 해서 먹었다. 양이 꽤 돼서 거기 캠프주인가족들이랑 같이 나눠먹었다. 염소내장도 뭐 순대내장과 비슷한 맛이였다. 그리고나서 허르헉을 먹었다. 원래 감자나 당근에 고기누린내가 배기 마련인데, 확실히 염소라그런지 냄새가 거의 안났다. 고기도 몽골와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다.










(허르헉을 먹기전에 먼저 나온 삶은 내장;; 순대내장 맛이다. 냄새도 별로 안나고 먹을만 했다.)


(좌: 염소고기 / 우 : 허르헉 , 허르헉 안에는 돌이 있는데 몽골사람들은 그 돌을 온몸에 문지른다. 그럼 좋은 기운이 스며든다고 했다.

나도 해봤는데, 손에 기름이 묻어서 별로다. 게다가 뭔가 냄새가 배는 그 기분이 정말 별로다.)


그렇게 먹고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게르캠프 아줌마가 도움을 요청했다. 러시아가족이였는데, 뭔가 물어보려고했는데 캠프주인이 몽골어밖에 못해서 통역을 우리에게 부탁했다. 일행들이 가서 도와주고, 나는 몽골애들이랑 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러시아 애기들도 같이 참여해서 팀을 나눠서 축구를 했다. 
내가 골을 넣으니까 러시아 애가 칭찬해줬다. 이때 진심으로 러시아어가 배우고 싶었다. 애가 뭐라고 말을 하는데 하나도 못알아 들어서. 
나 키릴문자 읽을줄 아는 여자인데 ㅜㅜ 왜 같은 키릴문자인데 하나도 모르겠는거지ㅜㅜ

한참 그렇게 축구하면서 놀다가 또 선생님 본능이 나와서 애기들이랑 놀다가 보니까 러시아 애기들이 떠날 시간이 되었다.
쓰바시바랑 뭐하나 배웠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캠프파이어를 하기로 했다. 진짜 호숫가에서 물이 철썩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미리 구워둔 감자를 하나씩 까먹으면서 앉아있었다. 확실히 교육분야에 종사자가 많아서 그런지 갑자기 분위기가 초등학교 캠프파이어 분위기로 변했다. 다들 진저리 치며 싫어했으나, 다들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 느꼈던 점, 서운했던 것들에 대해서 한마디씩 했다. 









(호숫가에서 둘러앉아 하는 캠프파이어는 정말 매력적이였다. 저렇게 불 이쁘게 피우느라 동기오빠가 고생 많이 했다.)

다음날, 마지막 떠나는 날이라 그런지 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다들 짐을 싸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나는 캠프뒤에 숲을 산책했는데,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근데 뭐랄까 되게 그 숲이 신성하게 느껴져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중간에 염소 시체도 만나고, 제단도 만나고.. 사실 길이 따로 없어서 멀리 못갔다. 길 잃어버릴까봐. 근데 참 느낌이 색달랐다. 한국에서도 숲을 몇번 방문했지만, 그때마다 일행이 있고, 지나가는 행인도 있어서 혼자 오롯이 숲을 느껴볼 수 없었는데. 아무도 없는 숲속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있는 기분은 참 묘했다. 생각 정리하기도 좋았고.



















(캠프뒤에 있던 숲,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진짜 조용히 사색하기 참 좋은데, 무섭기도 한 곳이다.)















(비오는 홉스굴 호수, 비오니까 또 다른 느낌이였다.)



그렇게 짐을 다 정리하고 나서 미리 섭외해둔 아저씨가 데리러 왔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고 얘기해주니 선착장에 데려다줬다. 가서 고동피리랑 야크뿔로만든 술잔을 샀다. 그리고 무릉으로 돌아와서 울란바토르가는 버스를 탔다. 
(*홉스굴에선 야크뿔로 만든 술잔 5000투그릭 정도면 살 수 있다. 나중에 공항가면 저 야크뿔 술잔이 25000투그릭으로 변하는 마법을 볼 수 있다.)

사실 힘들기도 힘들었고, 진짜 차량섭외나 캠프문제로 뒤통수도 많이 맞았지만, 잊지못할 여행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같이 여행을 한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여행후유증에 엄청 시달렸다. 떠나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이러면서.
확실히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이 여행은 참 그리울 것 같다. 시간이나 여건이 된다면 다시 한번 가고 싶을것 같기도하고.
하지만 몽골에서 여행은 확실히 길에 시간과 돈을 버리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물론 그에 대비하여 자연이나, 거기서 받는 감동이라던가 느낌또한 엄청나고. 확실히 관광보단 여행이 어울리는 나라다. 

이걸로 아르항가이, 홉스굴 여행기록 끝!